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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카르텔

기사승인 2021.01.07  15: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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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8천여 명의 조합원을 배제한 채 2016년 1월 설립 등기 이후 사실상 조합원이면서 임원인 23명만의 조합이었던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해 말 극적으로 태안지부가 대의원선거를 치러 51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면서 100명의 대의원을 완성했다. 100명의 대의원은 태안지부 51명과 서산지부 19명, 서천지부 17명, 당진지부 13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제 선출된 대의원들은 정관에 명시된 정관의 변경은 물론 ▲규약의 제정과 변경 또는 폐지 ▲사업계획 및 예산의 승인 ▲결산보고서(사업보고서,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또는 결손금처리계산서 등을 말한다) 승인 ▲감사보고서의 승인 ▲조합의 합병, 분할, 해산 또는 휴업 ▲조합원의 제명 ▲탈퇴 조합원(제명된 조합원을 포함한다)에 대한 출자금 환급 ▲그 밖에 이사장 또는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을 처리해야 한다. 

특히, 이달 20일경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각 지부의 이사와 감사, 지부장 선거 등 정관에서 명시된 ‘임원의 선출과 해임’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허베이조합의 이사회는 각 지부의 이사와 지부장으로 구성된다. 감사는 임원에는 포함돼 이사회에는 참석하지만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이번 임원선거에서는 태안지부에서 이사 6명과 감사 1명, 지부장 등 8명의 임원을 선출하고, 서산지부에서 지부장과 이사 3명, 감사 1명을, 당진지부에서 지부장과 이사 3명, 감사 1명을, 서천지부에서 지부장과 이사 3명, 감사 1명을 각각 선출하게 된다. 

이 중에서 허베이조합 이사회에는 지부장을 포함해 태안지부 7명과 나머지 3개 지부에서 4명씩 12명 등 모두 19명이 의결권을 갖고, 감사 4명도 이사회에는 참석하지만 의결권은 없다. 여기에 현재의 체제처럼 사외이사 몫으로 2명을 임명할 경우 이사회는 25명으로 구성된다. 

허베이조합 관계자는 “임원선거에서는 지부장과 이사, 감사를 대의원들이 선출하게 되는데, 지부의 이사가 허베이조합 본부의 이사회를 구성하게 된다”고 전제한 뒤 “태안지부의 경우에는 지부장과 이사 6명 등 모두 7명이 이사회에 들어오게 되며 나머지 3개 지부에서 지부장 포함해 4명이 이사회를 구성하게 돼 모두 19명이 의결권을 갖는 이사회에 속한다. 감사 4명은 이사회에 당연직은 아니어서 배석은 하지만 의결권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에 따라 감사까지 23명이 구성돼 사외이사의 몫은 2명까지 가능하며, 향후 새로 구성되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여부는 결정될 것“이라며 “허베이조합 정관에 임원은 10~25인을 두도록 되어 있다. 임원은 감사까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허베이조합 이사회에서는 조합의 업무집행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조합원 자격 및 가입에 관한 심사 ▲조합의 재산 및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 ▲총회의 소집과 총회에 상정할 의안 ▲규정의 제정과 변경 및 폐지 ▲사업계획 및 예산안 작성 ▲간부 직원의 임면 승인 ▲기본자산의 취득과 처분 ▲자금의 차입과 상환에 관한 사항 ▲그 밖에 조합의 운영에 중요한 사항 또는 이사장이 부의하는 사항 등을 의결한다. 대의원 못지않게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인 셈이다. 

특히나 허베이조합의 이사장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허베이조합의 이사에 당선이 되어야 하는데, 이사 선출을 위한 선거사무도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더군다나 조합원회의를 거쳐 대의원정수가 확정되고 대의원선거가 치러지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써부터 남부권에서는 이사직이 기존의 인물들로 내정됐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대의원정수를 조합원수만을 비례로 결정하자고 주장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기득권 카르텔’이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사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선거인인 대의원들로부터 최소한 6표 이상을 얻어야만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8명의 임원을 선출하는 태안지부의 경우 51명의 대의원이 선거인이기 때문이다. 남부권에서는 남면과 안면읍, 고남면 등이 25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다. 6표가 당선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면 남부권은 8명의 임원 중 4명 선출이 가능하다는 셈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제 막 선출돼 대의원으로서의 임무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태안지부의 초대 대의원들이 어렵게 선출됐음에도 기존의 기득권에 벌써부터 끌려가는 모양새는 향후 허베이조합이 주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이사회의 ‘허수아비’ 놀음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높아 조합원들의 한숨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기득권 카르텔’ 잠재울 수 있는 해법은

조합원들의 한숨소리를 잠재울 해법은 단 한가지다. 기득권의 카르텔을 혁파하기 위해서는 선출된 대의원들이 기존의 기득권에 이끌려 꼭두각시 놀음에 이용당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조합원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있다. 무엇보다 현직 조합장들이 이사에 출마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이해충돌 우려’ 논란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이해충돌 문제는 다소 무리가 될 수 있겠지만 허베이조합 정관에 명시된 주사업과 기타사업이 수산물유통가공 등 수협과 관련된 사업이 대부분이어서 만약 현직 조합장들이 이사에 당선될 경우 해당 조합의 사업과 연계해 사업이 치우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여 진다.

현직 조합장들의 이사 겸직 문제는 이미 지난 2018년에 ‘군민발전기금 1500억원찾기 범군민회’에서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범군민회는 해수부에 3개 수협조합장의 허베이조합 이사 겸직 가능 여부를 해양수산부에 질의했고, 이에 해수부는 3개 조합장에 대해 허베이조합 이사직을 할 수 없다는 겸직 금지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범군민회가 근거로 든 수산업협동조합법 제55조(제3항)와 지구별수협정관 제58조(제2항)에는 ‘조합의 임직원은 다른 조합(다른 법률에 따른 협동조합 포함)과 중앙회의 임직원을 겸직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다른 조합’의 범주 내에 타 협동조합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해석해 3개 수협장에 대해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의 임직원을 겸직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수부의 유권해석에 허베이조합측도 반발했다. 해수부가 2015년 유권해석 당시 지구별수협조합장의 겸직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8년 논란이 일던 당시 해수부는 본지에 ‘수협장의 겸직금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해수부는 2018년 당시 본지가 같은 질문에 유권해석이 다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법이 그대로 있는 한 해수부의 유권해석은 지금까지도 유효한 셈이다.

「허베이조합 이사회 결정사항에 대한 부분은 겸업관계에 대한 것인데, 2015년 당시 해당 논제와 관련한 법에는 다른 법률에 의한 협동조합을 포함한다는 표현이 없다보니 그 당시 해석을 할 때 다른 협동조합에 대한 부분은 고려하지 못하고 겸직이 가능하다고 회신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2018년)로서는 결론적으로 겸직을 하지 못하는 것이 맞는 결정이어서 그에 따라 추후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

실질적인 출발점에 선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이제는 기존의 기득권에 이끌려 또다시 허베이조합이 파행을 겪고 조합원의 대표인 대의원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이제 허베이조합을 향한 군민들의 지탄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 자명하다. 이제 더 이상의 불협화음은 허베이조합의 해체를 의미한다. 하루속히 남부권과 북부권으로 갈라진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기득권 카르텔을 과감히 혁파해야 하는 당위성이며, 선결과제인 것이다. 

김동이 기자 east334@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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