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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곡어촌계원들의 바지락 채취 현장을 가다

기사승인 2020.11.19  15: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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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 최경자의 가로림만을 걷다 41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해무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가로림만의 새벽 해변에는 요란한 경운기 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형형색색의 작업복을 입은 활곡어촌계 회원들은 전쟁터로 나가는 병사들처럼 완전무장 복장으로 경운기를 타고 어장으로 달려 나간다. 

촘촘하게 뚫린 바지락 눈을 보는 순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작종이 울리지 않아도, 누구 하나 머뭇대는 사람 없이 온 힘을 다하여 바지락을 캐기 시작한다.

숨이 막힐 정도로 불꽃 튀는 열정이 화끈화끈하게 느껴지는 현장에 열기는 대단하다. 그 열정의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고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려졌다. 
파고 또 파도 계속 나오는 바지락 황금어장. 양파 자루가 하나둘씩 불룩하게 배를 채워져서 여기저기 세워진다.

혹시 작업에 방해가 될까, 조심스럽게 어장을 걸어 다니면서 작업하시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얼굴 나오면 안 돼유! 우리 엄마 아빠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 알면, 아이들이 마음 아파할까 봐 안 돼유.", "우리 사돈이 보면 안 돼유", "지인들이 보면 안 돼유.” 카메라 셔터가 눌러질 때마다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계셔서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일하시는 분들의 입장을 고려, 가능하면 실루엣을 통해 지금 이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을 최대한 담아보려고 노력을 했다.

 “작업 중에 이런 건 안 잡는디... 처형댁이 오셔서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잡유.” 강원도에서 오신 처형댁을 대접하려고 짬을 내서 낙지사냥을 하신다는 국승호 어촌계장님. 국 계장님의 예리하신 눈길로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가로림만 뻘낙지를 5마리 사냥하셨다.
“운동도 되고 용돈도 벌고. 할 수 있는 만큼 일할 수 있어 감사해요.” 소일거리를 통해 큰 보람을 느끼신다는 조성각 노인회장님은 신이 나셨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시작되었던 작업은 해무가 사라지면서 서서히 마무리한다. 어촌계 회원들은 바지락을 가득 담은 양파 자루를 싣고 경운기에 올라타신다. 경운기 뒷자리에는 오늘 가로림만에서 얻은 수확에 대한 기쁨이 가득 실려있다. 요란한 모터 소리를 내며 행진하는 경운기 대열이 서서히 어장에서 멀어지면서 바지락 밭은 돌아온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물속으로 숨는다. 정오의 가을 햇살이 찾아온 해변을 새벽부터 숨 가쁘게 걸었다.

태안신문사 taea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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