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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내 정치현수막 ‘눈살’… 먼저 인사말하고 이탈하며 행사순서도 바꿔 ‘뒷말’

기사승인 2023.11.16  16: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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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마을활성화대회, 수산인한마음대회 등 태안뿐만 아니라 서산시 행사장서도 불만의 목소리 터져

“행사장 내 정치현수막 설치는 부적절” 지적에 현수막업체 발끈하기도… 인사말도 먼저, 행사순서 차질도

   
▲ 행사장 내부에 내걸린 정치현수막과 행사장 밖에 설치된 정치현수막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공직선거의 메가이벤트 중 하나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그동안 후보군을 배출했던 정당의 후보자들이 행사장은 물론 각종 토론회장까지 가리지 않고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선거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후보자가 그동안은 행사장 안에서 볼 수 없었던 정치현수막을 행사장 내에 내걸면서 정작 행사의 주인공이 될 군민들로부터 눈총 세례를 받고 있다. 소위 불편한 현수막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 또한, 바쁜 일정을 핑계로 행사 시작 전에 인사말을 먼저 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사례도 빈번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현수막을 내건 현수막업체와 행사 주최측 간 갈등요소로 부각되면서 정치현수막을 내 건 효과보다는 뭇매를 맞는 형국으로, 되레 현수막을 설치하지 않은 만 못하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행사장 안에 내걸린 정치현수막에 곳곳서 ‘뒷말’… 행사장 밖에 현수막 설치한 정치인과 대조

   
 

최근 지역정가와 행사 주최측 등에 따르면 그동안 행사장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일종 국회의원의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해 보면 성 의원측은 지난 2일 열린 태안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새마을지도자 활성화대회 행사장 안에 ‘살기 좋은 우리 태안, 여러분 덕입니다! 새마을지도자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설치했고, 지난 9일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0회 태안군 수산인 한마음대회장 안에는 ‘우리 수산물은 언제나 안전하고 맛있습니다! 수산인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설치했지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앞장 선 성 의원의 현수막 문구에 공감하는 수산인들은 많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성 의원측은 또한 지난 10일 열린 태안 농업대축제장 안에는 ‘농업이 강해야 나라가 강합니다! 농촌지도자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걸었다. 행사장 밖에도 같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대조적으로 내년 총선의 경쟁자인 조한기 더불어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장은 행사장 밖에 ‘쌀 등 주요농산물 가격 안정화법 추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 안에 ‘땅에서 희망을! 농업에서 미래를! 태안군 농업인 여러분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성 의원측은 특히 지난 5일 열린 태안반도남면청년회가 주최하는 남면효한마당 행사장 안에도 ‘어르신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태안반도남면청년회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설치했다가 회원들의 강한 불만을 샀다. 그러나, 해당 현수막을 설치했던 현수막업체가 반발하면서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질 뻔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행사장에서 현수막업체와 작은 마찰이 있었다고 밝힌 한 참석자는 “당시 행사장 안에 성 의원의 현수막이 설치됐고, 행사와는 다소 동떨어진 부적절한 현수막이라는 회원들의 불만이 쏟아져 현수막 업체에 얘기했더니 오히려 무슨 상관이냐고 따졌다”고 어이없어 한 뒤 “회원들이 현수막업체가 따졌다는 것을 알았다면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질 뻔 했지만 다행히 일단락됐다. 그러나 행사장 안에 행사와 관련 없는 정치현수막을 내거는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행사장 안에 보다는 밖에 설치를 해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아무리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행사장 안에 정치현수막을 거는 행위는 잘못 됐다고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새마을지도자활성화대회장에서도 정치현수막이 내걸렸는데,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행사장 안에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내걸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은 했지만, 정치현수막을 마음대로 뗄 수도 없어 그냥 걸어둔 채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현수막은 해당 정당에서 건 것은 아니고 행사장을 미리 둘러보는 과정에서 보니 현수막 업체에서 이리 붙였다 저리 붙였다 하면서 잘 보이는 곳에다 걸고 있었다”면서 “행사장에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내거는 것에 대해서 불편해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해당 정당이나 현수막업체에서도 행사의 주인공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행사장 내부가 아니라 밖에 걸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업대축제장에서 만난 한 참석자는 “이제는 아주 당연한 듯 정치현수막을 행사장 안에 걸고 있는데, 오히려 참석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면서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 같아 현수막 설치로 인한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아 보인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지역정가에서도 “국힘 전당대회도 아니고 순수한 행사장이 정치화로 변질되고 있다”는 쓴소리를 날렸다.

하지만, 행사장 내부에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설치하는 행위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일단 법 위반 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태안군선관위 관계자는 “정치인들의 입장이 담긴 현수막을 행사장 내부에 설치했다고 해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면서 “다만 특정후보를 겨냥해서 비방, 흠집내기 위한 현수막은 항시 당연히 설치해서는 안된다. 행사장 내부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해당 단체의 판단에 따라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덧붙여 “그동안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현수막 등 광고물 설치·게시, 표찰·표지물 착용이 불가(제 90조 1항)했고, 정당·후보자의 명칭·성명을 나타내는 인쇄물 배부·게시가 불가(제 93조 1항) 했지만, 선거일 전 180일이 선거일 전 120일로 변경돼 선거일 120일 전까지는 현수막 등 광고물 설치 등의 행위가 가능하다”고 공직선거법이 완화됐다는 점도 주지시켰다.

“공직선거법 제90조 1항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 헌재, ‘헌법 불합치’

시설물설치 등의 금지를 규정한 기존의 공직선거법 제90조 1항에서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보궐선거 등에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화환·풍선·간판·현수막·애드벌룬·기 구류 또는 선전탑, 그 밖의 광고물이나 광고시설을 설치·진열·게시·배부하는 행위 ▲표찰이나 그 밖의 표시물을 착용 또는 배부하는 행위 ▲후보자를 상징하는 인형·마스코트 등 상징물을 제작·판매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정당(창당준비위원회를 포함한다)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다만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행하는 「정당법」 제37조제2항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활동과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업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활동으로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행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했지만,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선거일 전 180일이 선거일 전 120일로 변경돼 선거일 120일 전까지는 제한된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난 6월 29일자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등 ‘화환 설치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 사건’(2023헌가12) 결정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023년 6월 29일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중 ‘화환 설치’에 관한 부분 및 공직선거법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중 ‘제90조 제1항 제1호의 화환 설치’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위 조항들에 대하여 2024년 5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되도록 하는 결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6월 1일 치러진 충북도지사 선거를 앞둔 4월 7일 한 시민단체가 충북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김영환·이혜훈 예비후보를 겨냥해 “김영환, 이혜훈 사람이냐, 충북이 호구로 보이냐”, “김영환, 이혜훈 철새 정치 그만해라.” 등의 문구가 기재된 리본을 부착한 근조화환 50개를 설치함으로써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화환을 설치함과 동시에 선거운동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청주지방법원은 재판이 계속 중이던 올해 3월 3일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 중 ‘화환의 설치’에 관한 부분 및 제256조 제3항 제1호 아목 중 ‘제90조 제1항 제1호의 화환의 설치’에 관한 부분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고, 헌법재판소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라는 장기간 동안 선거와 관련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장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화환의 설치를 금지하는 것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정치적 표현행위의 구체적인 방법과 허용범위는 입법자가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도 명시하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김동이 기자 east334@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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