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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녹취파일’ 보도금지가처분서 보도의 ‘공익성’ 인정

기사승인 2022.01.14  1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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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녹취파일의 제3자 복제, 전송, 재생, 배포, 판매 등은 금지토록 주문

   
▲ 사진은 ‘녹취파일’과 관련해 국민의힘 기초의원 출마예정자들이 태안군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축년 세밑은 물론 임인년 새해까지 이어지며 파장을 낳고 있는 ‘녹취파일’과 관련해 당사자인 조혁 전 태안시니어클럽관장이 법원에 최초로 녹취파일을 보도한 N통신사와 N통신사 소속 K기자, 그리고 K기자로부터 녹취파일을 전달받아 보도한 인터넷언론에 대해 기사 삭제 등을 요구하는 ‘보도금지 등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법원이 “소명이 부족”하고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에 따른 권리를 위협받게 될 위험이 크다”며 사실상의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조혁 전 관장이 제기한 신청취지 중 K기자의 노트북으로 복사한 약 750개의 녹음파일을 포함한 데이터 파일 및 데이터 파일에서 추출한 데이터 파일 일체에 대해 “제3자에게 복제, 전송, 재생, 배포, 판매 그밖의 방법으로 전달, 유포해서는 안된다”며 일부 인용했다.

법원이 ‘녹취파일’을 공익목적으로 본 이유… “표현행위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이익 더 크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는 지난 6일 조혁 전 관장이 N통신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보도금지 등 가처분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이에 앞선 지난 3일 서부지법은 한차례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양측 변호인에 추가 소명자료를 요청했고 6일 판결했다.

본지가 입수한 결정문에 따르면 조 전 관장은 ▲N통신사와 인터넷뉴스에 보도된 기사 삭제를 비롯해 ▲약750개 녹음파일의 존재, 내용 기타 이에 관련된 일체의 사실을 보도, 방송, 재방송, 광고, 판매하거나 인터넷 등에 게시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으며, 또한 ▲약750개 녹음파일 전부를 모든 저장장치에서 즉시 삭제하고, 그 내용의 출력물 기타 그 내용이 현출된 유형물을 즉시 파기할 것을 가처분 신청 취지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조 전 관장의 변호인은 “녹음파일은 휴대폰에 자동으로 녹음되어 저장되어 있던 것으로 사생활과 개인정보, 대화 상대방의 개인정보 등이 포함되어 있다”며 “따라서 K기자기 이 사건 녹음파일을 유출한 것은 인격권을 침해한 것임과 동시에 개인정보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어떠했을까.

법원은 먼저 판례를 들어 이 사건을 대입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일 때 인정되며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고, 또한 복잡한 사실관계를 알기 쉽게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일부 특정한 사실관계를 압축, 강조하거나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하여 실제 사실관계에 장식을 가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수사적 과장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아 보도내용의 중요 부분이 진실에 합치한다면 그 보도의 진실성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며 언론보도의 진실성을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판례에 따라 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언론사를 상대로 기사의 삭제의무를 부담시키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에 있어서는 채권자로서는 권리가 종국적으로 만족을 받는 것과 동일한 결론에 이르게 되지만, 채무자들로서는 본안소송에서 다투어 볼 기회조차 없이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에 따른 권리를 위협받게 될 위험이 크므로 (보도금지 등) 가처분을 발령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소명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채권자가 현재까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들이 보도한 각 기사에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거나 기사에 적시된 사실의 주요 부분이 허위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기사의 삭제 신청을 구하거나 녹음파일의 존재, 내용 그밖에 이와 관련된 일체의 사실을 보도하는 등의 행위 금지를 구할 수 있다거나 나아가 이 사건 녹음파일 삭제 및 파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N통신사 등의 보도가 “전체적이고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고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또한 휴대폰 녹취파일의 입수경위와 관련해서도 “개인정보 보호법(제71조 제6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곧바로 채무자들이 보도한 각 기사의 삭제, 이 사건 녹음파일과 관련한 일체의 사실에 대한 보도 등의 행위 금지 등 가처분을 구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즉 재판부는 해당 보도를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봤고, 녹음파일 또한 위법한 경위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종합적으로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의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채권자의 인격적 가치와 명예 침해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 제3자에게 유포 등 행위는 언론의 자유로 보기 어렵다” 일부 인용

다만, 재판부는 녹취파일 중 인격적 가치의 명예를 침해할 수 있는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 판매, 전달, 유포 등 행위를 막았다. 재판부가 이를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녹음파일에는 채권자의 인격적 가치와 명예를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바, 채무자들이 기자 또는 언론기관으로서 이 사건 녹음파일에 포함된 내용과 관련하여 공공의 이해에 관하여 진실한 표현을 보도하는 것을 넘어서서 이 사건 녹음파일을 제3자에게 판매, 전달, 유포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가처분을 인용했다.

덧붙여 재판부는 “채권자가 인격권에 기하여 장래에 생길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금지 조치의 일환에 해당하므로,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며 또한 “이 사건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채무자들의 태도, 보도한 기사의 내용, 녹음파일을 입수하게 된 경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보면 보전의 필요성 또한 소명된다”고도 했다.

결국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제3자에게 복제, 전송, 재생, 배포, 판매, 그밖의 방법으로 전달, 유포해서는 안된다며 조 전 관장의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정했지만 보도 등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해가 우선한다며 전부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4/5를 채권자에게 나머지를 채무자들에 부담토록 했다.

‘녹취파일’을 최초 보도한 N통신사 K기자는 보도금지가처분 판결 이후 “법원의 결정문에 따라 제3자게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면서 “따라서 개인이나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공익 목적상 수사에 필요하다고 요청이 들어올 때만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K기자는 지난 10일까지 녹취파일 관련 13꼭지의 기사를 ‘기자수첩’ 형식을 빌어 보도했으며,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4꼭지의 기자수첩을 내보냈다.

한편, 세밑과 임인년 신년 새해를 강타하고 있는 조혁 전 관장의 녹취파일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정치적 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보도금지 등 가처분’에 대한 결정이 나온 직후인 지난 6일부터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국민의힘 기초의원 출마예정자들이 2명씩 번갈아가며 태안군청 정문 앞에서 ‘군민은 알고 있다 사퇴하라’, ‘인사비리 척결!! 부정부패 척결!!’, ‘그것이 알고 싶다 녹음파일 진실을 밝혀라’ 등의 문구가 새겨진 손팻말을 들고 사실상 녹취파일에 등장하는 가세로 군수와 공무원 등을 겨냥한 1인 시위에 나서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김동이 기자 east334@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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