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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개(古倉浦) 해변에서 한폭의 추상화를 보다

기사승인 2022.01.13  16: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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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 최경자의 가로림만을 걷다. 82

   
 

늦가을 오후 물때의 고창개(古倉浦) 앞바다는 조용하다. 바다로 나가는 길 입구, 야외 수조 안에는 절임 배추 부스러기 배춧잎이 가득 담겨있고, 해변 산모퉁이에 아이들은 야외 의자를 펼쳐놓고 행복하게 소리를 지르며 뛰어놀고 있다. 신나게 모래 해변을 뛰어노는 모습을 한참 만에 보는 풍경이 반가웠다.

바닷물이 비워놓고 나간 고창 개 앞바다는 역광 빛으로 색칠된 흑백에 이미지들이 반갑게 나를 부른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기하학적 무늬의 조각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연신 셔터를 눌러본다. 역광 촬영 중 렌즈를 통해 낙지 잡는 아저씨가 보인다. 바위가 많은 곳에서 어떻게 낙지를 잡는지 궁금해서 아저씨한테로 다가갔다.

"낙지 많이 잡으셨어요? 이렇게 바위가 있는 곳에도 낙지가 있나요?"
"그럼요. 낙지가 개펄에서 살지만, 바위 밑에 사는 아이도 있어요. 소라, 고둥, 낙지들이 바위 밑에서 살아요. 그런데 오늘은 많이 없네요."
하고 여기저기 큰 바위를 들추시며 걸어 다니신다.

   
 

다양한 모양으로 누워있는 바위 등을 조심스럽게 밟으며 솜섬(綿島)으로 걷는다. 저녁 햇살이 비추어주는 방향대로 멋진 이미지를 촬영한 후, 렌즈 밖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섬을 바라본다. 갈잎을 다 떨군 구불구불한 가지들만 남아있는 떡갈나무들이 능선을 지키고 있고, 섬을 지키는 당산목 같은 소나무 한그루가 풍상을 견뎌온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 많은 가지들이 바닥을 기어가듯 뻗어 거센 파도와 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바로 옆에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대를 이어 자라고 있다. 당당한 소나무의 기백을 보니 섬이 존재하는 날까지 자리를 지킬 보호수로 보인다.

바로 눈앞에 큰 물골을 건너면 새섬(鳥島)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한 몸이었을 것 같은 두 개의 섬을 바라보며 솜섬(綿島) 해변에 조용히 서 있었다. 고창개(古倉浦) 해변에서 놀던 가족들이 짐을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물이 들어올 시간이 되어 가는지, 늦가을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해변에 바다향이 좋아 한참을 머무르고 싶다. 물길을 확인을 안 하고 건너왔으니 천천히 돌아가야 되겠다는 불안감이 들기 시작한다. 순간순간 변하는 흑백의 이미지들이 애교를 부리며 내 마음을 흔들지만 아쉬움을 남기고 고창 개(古倉浦)해변으로 나와 꼬불꼬불한 마을 길을 차를 타고 통개 방조제로 달려왔다.

방조제 안에 있었던 폐염전 모습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태양광 발전이 채워져 간다. 물골에는 중백로 한 마리가 화려한 노을빛을 즐기며 먹이 사냥을 하고 있다. 순간 붉은 해는 사라지고 남겨진 붉은 노을이 그려놓은 한 폭에 추상화가 가로림만을 지켜보는 해변을 걷는다.

태안신문사 taea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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