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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여중 연극동아리, 전성기는 계속된다 

기사승인 2021.11.05  09: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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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충남학생연극축제 초청공연 최우수 공연작품, 개인상 다수 선정 

여중생들만이 말할 수 있는 특별하고도 감동적인 성 이야기 ‘소녀별’

   
▲ 태안여자중학교 연극동아리 ‘연두빛 뜨락’이 2021학년도 제23회 충남학생연극·뮤지컬발표회에서 최우수 공연작품으로 선정됐다.

태안여자중학교(교장 류재식) 연극동아리 ‘연두빛 뜨락’이 2021학년도 제23회 충남학생연극·뮤지컬발표회에서 최우수 공연작품으로 선정된데 이어 개인 우수연기 부문에서 김민주(3학년), 김민지(3학년), 김서윤(1학년), 스테프 부문에서 황예은(무대감독), 유다인(조명) 학생 등이 개인상까지 다수 수상하는 남다른 기쁨을 맞이했다.

많은 심사위원들의 추천과 입소문을 타고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이번에는 충남학생교육문화원(천안)에서 진행되는 제23회 충남학생연극축제 개막 공연에 초청되어 멋진 공연을 장식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충남학생연극축제는 코로나 환경 속에서도 어렵게 캠프 활동을 통해 여중학생들이 겪고 있는 초경 이야기와 생리대 문제를 지난 여름방학 동안 3일간의 길지 않은 시간을 통해 서로의 토론과 토의 과정을 거쳐 작품의 내용과 윤곽을 잡아내었다. 

이어 가덕현 지도교사와 지도 강사(태안문화예술곳간 예술감독 성대복, 안무 이규보)들의 안내와 도움으로 함께 완성한 창작 작품을 공연함으로써 여학생 자신들이 정체성과 진정성을 잘 담아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 작품은, 이제 막 생리 경험을 시작하여 낯설고 당혹스러워하는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화제로 다루고 있다. 그동안 여성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일로만 여겨왔기에 진지하게 살펴보지 않고 지나쳐온 여성의 성과 청소년의 생리에 대한 우리 현실을 되돌아보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있다. 

이에 태안여자중학교 연극동아리 학생들의 공연 작품은 여름 캠프 활동 과정에서 굿네이버스의 국내여아지원사업인 ‘소녀별’에 착안하여 작품 창작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극 ‘소녀별(소녀가 별처럼 반짝인다.)’. 여자들의 일상 용품인 생리대를 소재로 하여 이제 막 생리를 시작하는 소녀들의 심리를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보여 준 작품이다.

이번 개막 공연은 이 땅에서 여자로, 가난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해야 하는 가난한 소녀. 그저 TV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일까?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녀 ‘하이’. 친구들은 생리를 시작하면서 집에서 생리 파티를 열어주고 장미꽃을 선물로 받는 등 한 여자로서의 성숙함을 축복받는다. 그런 모습을 보며 마냥 부럽기만 했던 ‘하이’도 드디어 초경이 시작되는데……. 생리를 한다는 것은 단지 몸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할머니로부터 전해 받은 소청을 생리대로 사용하게 된 ‘하이’는 또래 아이들이 어떻게 생리대를 쓰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결국 옷에 생리 흔적을 남기면서 친구 은별의 도움을 받아 생리대를 어디서 구하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게 되지만, 하이의 가정 형편상 생리대는 너무 비싼 물품이었다. 학교 보건실에서 생리대를 얻어보려 하지만 그도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친구들에게 하나씩 구걸하듯 생리대를 모으는데 친구의 장난으로 생리대를 구걸한 것이 들통나자 모욕감으로 학교조차 빠지게 된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후원 단체에서 생리대를 지원 받고 있던 친구들이 마음을 모아 하이를 돕고 이들의 도움으로 하이는 오해를 푼다. 친구들이 마련해 준 생리용품 지원 상자 ‘나눗셈 박스’를 받아들고 마음을 여는 ‘하이’는‘ 다시 학교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는 ’하이‘, 이제는 자신만큼 어려운 친구를 위한 제 2호 나눗셈 박스를 준비하게 된다. “마음을 나누고 더하여 전합니다. 빼지 말고 받아주세요. 나눗셈 박스.”

   
▲ 태안여자중학교 연극동아리 ‘연두빛 뜨락’이 2021학년도 제23회 충남학생연극·뮤지컬발표회에서 최우수 공연작품으로 선정됐다.

태안여자중학교 공연은 언제나 설렘과 기대감을 던져 준다. 이번 공연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얼마만큼 완성도가 높을까? 역시나 기대한 대로 작품이 참 좋다. 소녀들이 모여서 초경 파티를 여는 장면의 움직임도 시끌벅적한 소녀들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고 분명히 중학생인데 할머니 역을 하는 아이의 연기도 실감이 난다. 

배우들끼리 주고받는 하모니도 좋고 음향이나 조명도 잘 들어맞는다. 특별한 무대 배경이 없이 함지박 하나만으로 수돗가를 표현하고 작은 나무 의자로 교실 장면을 표현한다. 큐빅 상자에 배우들이 올라서는 것만으로도 무대는 입체감을 준다. 세세한 설명이 없이도 상상할 수 있는 무대를 표현하는 것 역시 학생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덕분이다. 

특히 주인공 ’하이‘의 초경 장면은 붉은 조명에 붉은 천을 이용한 춤동작으로 느리고 길게 보여 준다. 이 장면은 여자라면 누구라도 울컥하게 만들 수 있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여자로서 겪어야 하는 몸의 변화를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감동과 함께 전해 준다. 수십 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그 순간. 단지 몸이 아프고 불편한 것만이 아닌 여자만이 느낄 수 있는 자랑스러움 또는 서러운 느낌이 아닐까. 

적절하게 딱 맞는 순간에 하이는 너무도 유명한 뮤지컬 ‘빨래’를 노래한다. 친구 은별이의 오해를 풀기 위해 하이의 집을 다녀간 직후 하이는 자신의 가난한 처지와 여자라는 몸과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빨래를 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다시 학교를 나가겠다고. 생리 때문에 학교조차 그만둘뻔한 하이의 일상이 다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남자가 생리를 했다면 생리대 문제는 벌써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전 세계 절반의 사람이 겪어야 하는 불편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문제 제기일 테다. 생리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신체의 활동량에 따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한 생리대. 본 공연은 너무도 당연시해 왔던 여자들만의 생리 경험을 둘러싼 어려움과 청소년의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 심사위원 총평 > 중에서
“아니, 돈 없는 사람들은 왜 생리대 눈치까지 봐가면서 생리를 해야 하는 거야 진짜? 정말 네 말대로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가덕현 지도교사는 “어둠 속에 있는 소녀들이 반짝일 수 있도록 모두의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회가 허락된다면, 다음 공연은 태안의 또래 학생들과 많은 학부모, 그리고 지역 어른들을 모신 대극장에서 공연을 올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신문웅 기자 shin0635@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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