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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지 않으면 살아있다 할 수 없다

기사승인 2021.10.15  11: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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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충청남도공무원교육원장
조한중

   삼라만상(森羅萬象) 흐르는 것은 생명이 있고, 흘러야만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눈물ㆍ강물ㆍ시간ㆍ밤하늘의 별까지도 ’흐른다‘라고 한다. 가을 향기, 머리의 윤기, 정신세계, 말, 전기, 자연, 어둠, 침묵도 우리는 모두 ’흐른다.’라고 말한다. 살아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시) 냇물도, 빗물도, 바닷물도, 아픔도, 슬픔도, 세월도, 구름도, 내 몸 안의 피도, 좋은 하루ㆍ나쁜 하루도 ‘흐른다.’라는 ‘세 글자’로 통한다. ‘물과 피’는 흘러야 썩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냇물과 빗물ㆍ강물’은 바다로 가면서 정화가 되고, ‘바닷물’은 들고 나기를 쉼 없이 반복해야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구름과 바람’은 흘러가야 비를 멈추고 햇살을 선사한다. ‘생각과 마음, 시간’은 흘러야 고요하고, ‘눈물과 아픔’은 흘러야 잊어버린다. ‘세월’이 흐르는 건 아쉽지만 새로움으로 채울 수 있다. 어차피 지난 것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또 지워져 멀어지게 되니 「흐르는 것은 모두 살아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은 나이가 들면서 자꾸 부정적으로 흐르는 것 같고, ‘마음’은 흐르는 대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어떤 이는 ‘웃음’에서도 매력이 줄줄 흐른다고 하고, 부자가 되려면 ‘돈’의 흐름을 알아야 하며, ‘이야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도 한다.

   인생의 세월은 흘러가는 시간이기에 아름다워야 하며,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사는 인생이라고 했다. 「흐르는 강물은 외로울 틈이 없다. 강둑에 앉아 흐르는 물을 보노라면 낯익은 듯 낯선 물결이 두둥실 나를 싣고 함께 흘러, 물은 흘러야 하고 시간은 가야 하고, 흐르지 않는 바람은 이미 바람이 아니듯, 흐르지 못한 구름이 땅에 이마를 짓찧듯 흐르지 않는 물, 고인 물은 무서워 … 물은 새 물이 좋고 사람은 묵은 사람이 좋은 거라도 흐르지 않으면 죽은 것, 함께 있어도 흘러보는 거야 너를 포기할 수 없어 썩지 않고 흐르기 위해 흐르다 보면 바위에 부딪혀 깨지기도 하고 … 흐르면서 지워가는 것이라고, 흐르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해 두자./ 전태련」 강물은 봄부터 겨울까지 사계절 한결같이 흐른다. 더 빨리 흐르라고 등을 떠밀지언정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으며 드넓은 바다로 가기 위해 강줄기가 아닌 ‘강물’로 굽이지어 흐른다.

   「봄 가면 여름 오듯 흐르는 물길 따라 말없이 세월도 흐르고 저기 흘러가는 구름처럼 또 한세월 흐르고 흘러 소녀의 곱던 얼굴 주름지고 등 굽어 휘어진 저 허리 저곳에 흰 눈 내려 하얀 백발이 되어버린 소녀. 아! 세월이여! 무정한 세월이여! 왜? 무엇 때문에 소녀의 아름다움을 시샘해야 했는가? 너는 어찌 자비심도 없는가? 소녀는 호호백발 할미 되어 그믐께 기우는 달처럼 내리누르는 눈꺼풀을 억지로 지탱하며 기나긴 상념에 젖어든다. … 행복하고 즐거웠던 젊은 꿈을 되새기며 그래도 보람 찾던 일생에 박수를 보내며 엷은 미소를 띤다./ 조동진」 이 세상 흐르는 건 막을 수도, 이길 수도 없다.

   중국 춘추시대 사상가 노자(老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최상의 방법은 물처럼 살고, 흐르는 물에서 진리를 배워야 하며, 인간수양의 근본을 수유칠덕(水有七德, 물이 가진 일곱 가지의 덕목)에서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 첫째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그 공(功)을 다투지 않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만 찾아서 흐르는 겸손(謙遜)이다. 둘째, 다투지 않고 흐르다가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智慧)요, 셋째,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 받아주는 포용력(包容力)이며, 넷째, 담기는 그릇을 가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순응하는 융통성(融通性), 다섯째, 떨어지는 낙수로 바위도 뚫는 인내(忍耐)와 여섯째, 장엄한 폭포에서 떨어져 작은 물방울로 부서지는 아픔을 참아내는 용기(勇氣) 그리고 마지막 일곱째, 작은 물줄기가 부서지고 깨지며 큰 강을 이루고 긴 여정 끝에 바다를 이룬다는 대의(大義)라고 하였다.

   먼 훗날 우리가 백발이 되었을 때, 내 인생의 물길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는지 자신 있게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21개월째 이어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민 고통은 말할 수가 없다. 5차례의 정부 재난지원금(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에도 연일 탄식이 터져 나오고, 간판이 내려져 유일한 생계수단이던 정든 탁자와 의자는 중고가게로 실려 간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이젠 이판사판, 거리로 나가 집단행동을 예고“하는가 하면, 한계에 다다른 이웃들은 버티고, 버티다 버티다 하나, 둘 가게 문을 닫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노가다(막일) 뛰고 오겠다.‘라며 생업을 접는다. 정부의 4단계 방역수칙은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16번째 거리 두기 등 사회방역은 수명을 다해 이제는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 전환과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또 코로나바이러스는 토착화하여 지구상에 계속 존재하게 될 것이며, 백신 접종 및 확진자 기준으로는 집단면역 달성에 한계가 있으므로 더 이상 확진자 수에만 의존하지 않고 11월부터 ’일상회복‘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한다. 따라서 코로나 확진자 수는 ”치명률과 병상가동률“을 기준으로 하고, 확진 환자는 ”일정 간격 또는 기준이 넘으면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한다. 모든 것은 흘러야 하지만, 코로나19 만큼은 이쯤에서 흐름을 멈췄으면 좋겠다. 코로나의 물길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이웃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은 그 길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좋은) 것은 ’물‘과 같다.’(상선약수, 上善若水)]하여 허물(저지른 잘못)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흐르는 물도 한번 화가 나면 바위를 부수고, 태산을 무너뜨린다. 가정이든 사회든 그저 물과 같이, 물 흐르듯 소통하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한다면 늘 즐겁고, 생동감 넘치는 생활의 연속일 것이다. 물 한 모금, 차 한잔 함께 나누는 인연도 마음대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니 흐르는 물처럼 다투지 말고 세상사 그저 물 흐르듯 서로가 배려하고 양보하며 살아야 한다.

조한중 hanhj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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