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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섬 해변에서 사라진 용해의 흔적에 큰 아쉬움 남아

기사승인 2021.09.16  13: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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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 최경자의 가로림만을 걷다.74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낮의 물때를 보니 두 매다. 초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는 대로 밀려 나가는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나 또한 바람의 움직임에 발을 맞춰 해변을 걷는다.
바닷물이 천천히 사라진 자리에 갯골이 물 밖으로 모습을 보이고 송경농장 제방이 생기기 전 큰 바위가 있었다는 선배(立岩)에서 걸음을 잠시 멈추고 해변을 떠나는 바닷물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갯벌이 선명해지면서 물속에 숨어있던 염생 식물들이 하나둘 물 밖으로 고개를 내놓는다.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염생 식물들이 알록달록하게 물들어가고 키가 큰 갈대숲에 왜가리와 백로들이 깊은 갯골을 차지한다.
송경농장 제방 둑을 쌓으면서 흙과 돌 채취로 섬에 모습은 사라졌지만 "여우섬"으로 불리는 섬을 향해 걷는다. 걷다 보니 제방 둑 위에 핀 칡꽃의 맑고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어릴 적 아버지는 섬유질이 많은 칡넝쿨로 나뭇단이나 짚단을 묶거나, 건조 후 바지게나 삼태기를 만드실 때 끈으로 사용하셨다. 보랏빛 칡꽃 향기를 즐기면서 옛 추억을 되새기며 여우섬 해변을 걷는다.
섬 주변에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조각품들이 해변을 장식하고 있다. 섬 끝자락에는 파도와 바람이 오랜 시간 함께 만든 달마의 얼굴과 비슷한 형상이 하늘을 응시하고 담담하게 서 있다. 시간이 만들어 낸 자연의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을 바라보며, 앞으로도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켜주길 기도해본다.
늠름하게 생긴 모습이 가로림만의 수문장으로 보이는 바위 위로 흰 구름이 잠시 쉬어간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니 바다로 나가는 자갈길이 잘 만들어져있다. 자갈길을 따라 걸어가면 어민들의 작업장과 연결되는 바닷길이다. 육지에서 바다로 자유롭게 흐르던 물길이 여기서 멈추었다.
“송경농장 제방 수문에는 아주 큰 용해가 있었어요. 육지에서 흘러내려 온 물들이 바닷물과 만나 바다로 나갔지요. 용해에서 희석된 물이 흘러나간 갯골에는 여러 종류의 고기들이 살고 있었어요. 수문이 닫히고 용해가 없어지면서 갯골에 고기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슈.”
박정섭 전(前) 도성 어촌계장님은 용해가 없어진 것을 안타까워하셨다. 어촌계장님의 설명이 끝나자 말뚝망둥이 한 마리가 겁도 없이 죽음의 길을 가로질러 고향 같은 해변 습지로 뛰어 들어간다. 염생 식물들은 살 곳을 잃어 자갈길 위에 올라와 살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바다 생물들이 살아갈 터전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여우섬에서 해변을 따라 만들어진 자갈길을 걸으며 사라진 용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자연의 모습에서 알 수 있는 딱딱한 자갈길을 걷는다.
 

태안신문사 taea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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