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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추를 통해 가로림만의 과거와 만나다

기사승인 2021.07.23  1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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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 최경자의 가로림만을 걷다. 68

   
 

해변에 서 있으면, 오늘 낮 체감온도가 38°라는 것을 잊게 될 만큼 바닷바람은 시원하다. 물이 빠진 뻘밭에는 중대백로 몇 마리가 바닷바람을 즐기듯 느리게 걷고 있고 감태밭에는 철이 지난 누런 감태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리어촌체험장에서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해변을 따라 산모퉁이에 작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소태나무가 만들어 놓은 그늘에 앉았다. 바다는 잠시 쉬는 나를 위해 나뭇가지들이 열심히 흔들어 시원한 바람을 불어준다.
탐방로 아래 뻘밭에는 능젱이(칠게)들의 놀이터이다. 온 가족들이 모두 나와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내 귀가 간지럽다. 능젱이(칠게)들이 놀고 있는 갯벌로 내려가 가까이 다가가니, 내 발소리에 놀라 줄행랑을 치느라 한바탕 난리가 났다. 무법자가 왔다는 신호에 모두 구멍으로 숨고 뻘밭은 조용해졌다. 무슨 배짱인지 한두 놈은 두 발을 들고 날 위협한다. “너희들 구역을 침범했으니 미안해.” 정중히 사과하고 물길 따라 조심스럽게 갯벌 위를 걷는다.
졸졸 흐르는 물길에 점프선수 말뚝망둥어가 깡충깡충 뛰어다니고 옆에서는 댕가리들이 열심히 구불구불한 길을 만들며 기어간다.
물길 옆 시멘트로 만든 둥그런 이상한 물건이 내 눈에 들어온다. '노끈으로 10개를 한 뭉텅이로 꽁꽁 묶여있는, 이 이상한 물건은 무엇일까? 고드랫돌 같은 용도로 쓰였을까?' 용도를 알 수 없는 이 물건의 색을 봐서는 뻘밭에 오래전부터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용도 불명의 물건을 해변 밖으로 끌고 나왔다.
'무슨 용도로 사용한 걸까? 왜 그리고 누가 바다까지 갖고 와서 버렸을까?'. 물건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며 해변 길 위를 다시 걸었다.
어름들 방조제 옆 대하양식장에서 작업 중인 남자분이 눈에 띈다. 양식장 입구에서 기다렸다가 작업이 끝나고, 이 물건에 용도를 아시는지 여쭤보았다.
“우리 당숙(고 한기중)이 만들어 사용하셨던 그물추예요. 바다에서 고기를 잡을 때, 배에서 그물을 바다로 내리면 깊은 바닥까지 그물이 내려가고, 깊은 곳에 있는 고기들을 잡을 수가 있도록 도와주던 그물추요. 당숙은 땅을 둥글게 파고 시멘트를 부어놓고 시멘트가 굳으면 이렇게 둥그렇게 만들어진 추를 고기 잡는 데 사용하셨어요. 숭어, 모랭이, 깔때기를 잡을 때 썼던 어구였죠. 어름들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계절풍 서풍이 강하게 불어오는 곳이라서 다른 마을보다 꽤 추운 곳입니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어름들이라 불렸어요. 넓은 갯벌에서 갯지렁이, 낙지, 굴, 감태, 맛, 능젱이(칠게) 등 가로림만 최고의 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어류들이 풍부한 어촌입니다. 물길 따라 들어 온 고기들이 어름들 앞에서 열심히 먹고 뛰어놀다 제섬을 돌아서 나갑니다. 먹이가 풍부한 갯벌을 가지고 있는 어름들은 산란장으로 아주 좋은 환경이지요."
어름들 방조제에서 만난 한종설(중앙리1리)씨가 그물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나의 궁금증은 모두 해결되었다. 그리고 한종설씨는 가로림만 고기들 산란장 어름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그물추를 통해 잠시 가로림만의 과거와 만난 더운 날, 바닷바람의 도움으로 더운 열기를 잠시 잊으며 해변을 걷는다.

태안신문사 taea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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