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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으로 점심 해결하는 공무원들… 이유 알고 보니

기사승인 2021.03.12  16: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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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평소 친분이 있는 한 면사무소 민원실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함께 점심을 먹으려고 약속을 잡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본청에서 근무하면서 수시로 야근하는 모습을 봐 왔던 터라 식사 한 끼 같이 나누며 위로도 해주고 격려도 해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수차례 연락에도 이 직원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여 메시지를 남겼다. 한참 후에 메시지를 읽었는지 연락이 왔다. 이유를 듣고 보니 더 안쓰러워보였다.

“저 자리 못 비워요.”
“왜?”
“민원실에 두명이 근무하는데 교대로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어요.”
“컵라면으로 점심을?”
“네. 한참 됐어요.”
“왜?”

또 다시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점심 시간에도 민원인들은 계속 찾아오는데 자리를 비울 수 없잖아요.”
“직원이 왜 두명 밖에 없어?”
“같이 근무하던 기간제 직원이 그만둬서 어쩔 수 없네요.”

결국 이 공무원과의 점심 약속은 후일로 미뤄야 했다.

상황은 비단 이 공무원이 근무하는 면사무소만의 사정이 아니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이번에는 태안읍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우연히 통화할 일이 있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면사무소 민원실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통화하던 공무원이 하는 말 “태안읍이 면사무소보다 더하면 더 할거요”란다. 민원실의 사정은 면사무소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찾아오는 민원인이 면 지역보다 많다 보니 민원실 근무자들은 컵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날은 허다하고 심지어 민원인이 몰려들 때면 컵라면 조차도 먹지 못하고 점심을 건너뛰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귀띔했다.

더군다나 점심시간에 찾아오는 민원인들은 평소보다 인원이 적은 민원실의 민원업무 처리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평불만은 물론 심지어 욕설까지 퍼붓는 악성민원인들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군민의 공복이라지만 점심시간에 제 때 식사도 못하면서 근무하는 공직자들의 입장을 헤어려주지는 못할망정 점심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민원처리하는 공직자들에게 욕설까지 퍼붓는 행위는 공직자들의 사기만 떨어뜨리는 행위임을 왜 모를까.

민원실 근무자들을 곁에서 보기에도 안쓰러웠는지 이 공무원은 “민원인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점심시간에도 교대근무를 하면서 1시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근무시간에 여럿이 처리하는 민원보다 민원처리 속도가 떨어지다보니 조금 늦어질 수도 있는데 이해를 못해준다”면서 “민원인들의 불평불만도 감수하면서 서비스 차원에서 점심시간에도 민원실 근무를 하고 있는데 욕까지 먹으면서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안쓰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요즘 민원서류는 굳이 공무원의 도움 없이도 무인민원발급기가 설치돼 있어 원하는 증명서류를 어렵지 않게 발급 받을 수 있다.

물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고장의 경우 민원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어르신들도 있기 때문에 공직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 민원업무를 보기 쉽지 않은 직장인들을 위해 태안군이 금요 야간민원실도 운영할 정도로 민원인을 배려하고 있다.

최소한 군민편의를 위해 민원인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점심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배려하는 공직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행태는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군민을 배려하는 공직자와 공직자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군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태안군의 상생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동이 기자 east334@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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