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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싹트는 태안반도… 그리고 ‘희망’을 위한 전제조건

기사승인 2020.12.10  15: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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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유류오염사고 극복 13년 맞아

12월 7일.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태안주민들의 검은 악몽이 시작됐다. 15개에 달하는 해수욕장 400ha와 3개의 유인도서를 비롯한 23개 섬이 시꺼먼 원유 덩어리로 뒤덮였다. 태안어민들은 일순간 삶의 터전을 잃었고, 자식 같이 키우던 어패류들도 검은 기름을 머금고 서서히 죽어갔다.

암담한 현실에 스스로 생을 등지는 주민들도 생겨났다. 그야말로 태안반도는 암흑 속에 절망과 혼란의 나락 속으로 빠져들었다. 도저히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희망’이 태안반도에 싹트기 시작했다.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자원봉사자들 덕분이었다. 절망에 빠진 태안주민을, 태안반도를 살리기 위한 발걸음은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123만 명이라는 ‘희망’은 태안반도를 제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다.

10년, 아니 수십년이 걸려도 원상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무안케 만들었다. 원유유출사고 13년. 이제 태안은 온전히 원상회복 됐고, 원유유출사고 이전에 버금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희망의 성지, 자원봉사의 성지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핑크빛 미래만이 이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피해 배보상도 마무리된 즈음 예기치 못한 불씨 하나가 갈등을 불러왔다. 바로 삼성출연기금이 그것.

삼성출연기금을 세금 없이 온전하게 받아 피해민들을 위한 사업을 펼치기 위해 만든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내 일부 기득권 세력들의 욕심이 불러온 또 다른 재앙이 분란을 일으키며 서서히 싹트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 갈등으로 인해 태안반도는 또 다시 남과 북으로 갈라져 심지어 피해 배보상 당시 겪었던 공동체 붕괴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임원진들의 결단으로 그동안 갈등의 불씨였던 태안지부 대의원선거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허베이조합 4개 지부 중 태안지부만이 유일하게 대의원을 선출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 설립의 목적인 피해주민을 위한 권익복지 증진사업, 어장환경 복원사업 등을 전혀 추진하지 못하고 개점 휴업 상태가 2년여 간 지속돼 왔다. 사업계획을 승인하고 사업을 집행해야 할 대의원을 선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의원을 선출하지 못한 이유도 결국은 기득권을 잡기 위한 욕심이 불러온 결과였다.

그동안의 분란과 갈등이야 어찌됐든 이제는 허베이조합이 정상 운영을 위한 수순을 시작했고, 이달 안에 태안지부가 대의원을 선출하게 되면 내년부터는 허베이조합이 정상 궤도에 올라 피해민을 위한 사업들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시 서서히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정상 궤도로의 수순을 밟고 있는 이 시점에서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임원들에게 정중히 요청드린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이제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때입니다”라고.

오늘의 허베이조합이 있기까지 누구보다 허베이조합을 위해 노심초사했겠지만 약속했던 바와 같이 삼성출연기금도 받았고, 이제는 앞으로 피해민들을 위한 허베이조합의 정상 운영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때다. 이는 비단 기자만의 아집이 아니라 다수 피해민들의 절규이자 최후 통첩이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더 이상의 기득권 욕심은 자신은 물론 허베이조합, 나아가 피해민들까지 혼란 속으로 몰고 갈 것은 자명하다. 지금이 물러날 적기다. 앞으로는 조합원으로서 허베이조합의 정상 운영에 힘을 보태야 한다. 

특히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 피해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배려하고 허베이조합의 정상화를 바란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대의원선거에서도 정말로 피해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적임자들이 선출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원유유출사고 10주년을 계기로 사고가 아닌 ‘유류피해극복’이라는 희망적인 명칭으로 바뀐 것처럼 하루 속히 모든 갈등을 해소하고 앞으로는 태안주민들의 얼굴에 ‘희망’만이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김동이 기자 east334@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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