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setNet1_2

노동자 죽고서야 안전문제 개선하겠다는 서부발전

기사승인 2020.09.15  17:28:54

공유
default_news_ad1

- 사망사고 이후 반입·반출 안전대책 시행 밝혀... 다른 발전소는 지난해부터 시행

지난 10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화물차에 싣던 2톤 무게의 장비에 깔려 숨져 논란인 가운데, 서부발전이 그동안 장비 반입 작업에 적용되던 안전 조치를 반출작업에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소 잃고 외앙간 고치듯 뒤늦게 안전조치를 마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두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2018년 12월 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나홀로 근무하다가 숨진 이후 현장의 위험 요소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고 했으나, 전문가들이 1년 여간 점검을 통해 제시한 권고 사항은 거의 지켜지지 않아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서부발전의 이번 안전 조치 개선책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제1부두에서 스크류 반출을 위한 상차 작업과정 중 스크류에 깔려 숨진 특수고용하청노동자 이아무개(65)씨의 장례식 이후 나왔다.

   
▲ 지난해부터 영흥화력에서는 반출공사의 시방서에 반입과 반출을 동일하게 적용해 안전 사고를 막고 있다.

그러나 본지가 공기업의 입찰 시스템에 접속해 확인한 결과,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과 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번 사고와 동일한 반출(기계 등을 발전소 외부로 운송하는) 공사에서 반입과 동일하게 반출 안전조치 규정을 명확하게 하고 있었다. 최소한 팔레트로 고박하거나 버팀목, 받침목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는 등 일반 및 특기 시방서에 '제품 포장 운반' 부분을 공고해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스크루를 화물차에 싣는 데 태안화력이 감독하고 신흥기공이 하청받고 한전산업개발은 지게차로 실어준다”며 “특별 고용된 화물차 운전자의 복잡한 고용구조는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결국 비참하게 숨진 이씨에 책임으로 돌리려는 것은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다른 발전소처럼 안전시책을 반입·반출시 동시 적용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로, 이를 게을리 한 원청인 서부발전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일부 언론에서는 서부발전의 ‘1부두 하역기용 컨베이어 스크루 2종 반출정비공사’ 입찰공고의 ‘일반 및 특기시방서’에 명시된 ‘제품 운반 등 취급 및 야외 적재시 손상되지 않도록 방수포를 이용해 개별 포장하고, 팔레트에 고박해 지게차 또는 크레인 사용이 용이하도록 포장한다’는 내용을 거론하며, 원청인 서부발전이 시방서를 무시하고 반출작업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서부발전의 입찰공고 시방서에 적시된 포장, 운반 안전규칙은 스크류의 정비 이후 반입시에만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서부발전은 즉시 반박 자료를 통해 위의 규정은 스크류의 정비 이후 외부 공장에서 태안화력에 반입해 오는 과정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라면서, 반출에 대한 시방서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가 추가로 서면 질의한 결과, 서부발전은 “공사 시방서상 포장 및 운반 사항은 스크류 정비공사가 끝난 이후 반입될 때 적용된다”며 “정비가 끝난 스크류는 예비품으로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포장 운반한다”고 밝혔다.

또한 “스크류를 반출할 때는 이미 마모돼 정비가 필요한 상태이므로 통상적으로 포장을 하지 않는다”며 “이와 관련해 향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항목을 스크류 반입·반출시 모두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동안 기계 부품을 중심에 두고 안전 대책을 세워 ‘사람보다는 부품이 우선’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으로, 서부발전이 반출시에도 스크류를 팔레트에 고정만 시켜 운반만 했어도 최악의 사망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서부발전의 입찰공고 시방서에 적시된 포장, 운반 안전규칙은 스크류의 정비 이후 반입시에 만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서부발전은 ‘중량물·중장비 작업허가서의 존재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재 경찰에서 조사 중인 사항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발생 이후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매 작업마다 작성하게 돼 있는 ‘중량물·중장비 작업허가서’의 존재 여부를 확인 못해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노동계의 반응이다.

주변 노동자들은 고인이 된 이씨가 그동안 길게는 10년, 최소한 6년 전부터 신흥기공의 일이 있으면 태안화력에 왔다고 증언하지만, 서부발전은 이씨가 사고 당일(10일)만 일일 계약된 화물기사라는 입장이다. 이에 회사 쪽에 ‘일일 임차계획서’의 존재 여부를 물었지만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 11일부터 전담수사팀을 투입해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방노동청보령지청 서산출장소에서도 강도 높은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문웅 기자 shin0635@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