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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된 박원순 공약 ‘하조대 희망들’… 주민들 반대 이유 들어 보니

기사승인 2020.08.06  18: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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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가족 힐링센터 건립에 대한 고찰 ②

협상의 여지 없이 ‘무조건 반대’ 입장… 관광지 이미지 훼손 우려 제기
하조대 해수욕장 인근에 다소 과격한 문구의 현수막 내걸고 비대위 가동 중

   
▲ 사진은 서울시가 양양군에 건립하려던 ‘하조대 희망들’ 예정부지에 지역주민들이 다소 과격한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끝까지 투쟁하여 서울시 희망들 건립 박살내자!’
‘돌맹이 하나, 풀 한포기도 건들지마! 죽음도 불사한다!’

강원도 양양군. 그 중에서도 하조대 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는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주민들은 서핑성지로 이름이 나면서 수많은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피서철임에도 피서지에 다소 과격한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고 여전히 반대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서핑스팟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전국의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서피비치(Surfyy Beach)가 위치한 하광정리의 하조대 해수욕장임에도 하광정리 주민들은 서울시가 추진을 사실상 중단한 일명 ‘하조대 희망들’ 즉 장애인 수련시설 건립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도 해체하지 않고 자칫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격한 문구의 현수막까지 내걸고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이 하광정리 주민들을 이토록 투사로 만들었을까. 그리고 왜 하광정리 주민들은 서울시가 추진하려던 ‘하조대 희망들’ 건립 사업을 반대하는 것일까.

본지와 태안군장애인복지관으로 구성된 연합취재팀은 충남도가 양승조 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충남 장애인가족 힐링센터’ 건립이 순조롭게 추진되기 위한 해법을 서울시의 ‘하조대 희망들’ 사업에서 모색하기 위해 직접 강원도 양양군을 찾았다.

‘하조대 희망들’ 건립 결사반대하는 양양주민들… 이유 알고 보니

취재팀은 먼저 서울시가 양양군에 추진하려던 ‘하조대 희망들’ 사업 건립 예정지를 찾았다. 막 피서철이 시작됐지만 이곳 하조대 해수욕장은 벌써부터 젊은이들의 열기로 가득 들어찼다.

특히, 양양군이 전국 최고의 서핑성지로 알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서피 비치에는 코로나19 상황과는 전혀 다른 세계인 듯 젊은 청춘들의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젊은 열기가 벗어난 서피 비치 인근의 한 군부대 앞. 다소 과격한 문구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서울시가 양양군에 추진하려던 ‘하조대 희망들’ 수련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부지다. 부지와 바로 마주보는 도로 건너편에는 철조망이 담벼락을 휘감고 있는 군부대가 위치해 있었다.

현지에서 만난 지역주민은 “이곳이 서울시가 장애인 수련시설을 지으려다가 지금은 중단한 예정부지인데, 주민들은 언제 다시 서울시가 장애인 수련시설을 재 추진할지 몰라 지금도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지 않고 유지하고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은 하조대 해수욕장이 관광지인만큼 이곳에 장애인 수련시설이 들어선다면 관광지 이미지 훼손은 물론 숙박시설 영업에도 큰 손실을 줄 것을 예상해 반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하조대 희망들 사업 초기에는 합의도출 차원에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지역발전기금과 해수욕장 편의실 구축 등으로 협의가 되는 듯 했지만 지금은 무조건 반대 입장으로 주민들이 돌아섰다”면서 “주민들이 전면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데는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원으로 ‘착공 불허’ 결정 내린 양양군… 서울시 소송해 이겼지만 사업은 ‘지지부진’

   
▲ ‘하조대 희망들’ 건립 사업을 추진해 온 양양군청 남성일 팀장이 연합취재팀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양군의 입장은 어떨까.

양양군은 지난 2010년 8월 서울시가 신청한 ‘하조대 희망들’ 건축 계획을 허가했다. 하지만 양양군은 이듬해인 2011년 8월 주민들의 민원을 의식해 ‘하조대 희망들’ 건축 허가를 취소했다. 민원도 민원이지만 양양군에서 관련 시설에 대한 도면을 검토한 결과 시설 내에 장애인 관련 시설이 대거 포함돼 숙박시설이 아닌 사회복지시설(장애인시설)로 판단, 용도가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에 서울시는 곧바로 소송했다. 1심과 2심은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양양군도 물러서지 않았다. 대법원에 상고한 것.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서울시 편이었다. ‘하조대 희망들’을 장애인시설이 아닌 숙박시설로 본 것이다.

양양군청 허가민원실 남성일 건축담당에 따르면 대법원의 판결요지는 “장애인이 약자이기 때문에 하조대 희망들을 숙박시설 기념으로 보면서 양양군이 패소했다”면서 “이에 양양군에서도 법에서 허가 취소가 잘못됐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건축허가 회복 통지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남 팀장은 “당시 서울시의 입장은 주민들이 반대할 시에는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했는데, 당시 주민들도 생존권이 달려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협상 자체가 안됐고 서울시에서도 착공 조차 안했다”며 “주민들과 협상 자체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강원도와 양양군이 대체부지를 제공할 경우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고, 군에서도 건축허가를 회복해주고 장기 미착공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유예시켜주면서 2018년 8월말까지 착공하라고 했지만 결국 주민들과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도저히 추진이 안 돼 2019년 11월 8일 마지막으로 건축허가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양양군을 상대로 2018년 행정심판도 청구했고 행정심판에서 법상 양양군이 건축허가 취소한 건 맞지만 소수약자 배려차원에서 또다시 서울시가 승소하면서 1년 건축허가가 유예됐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건축허가가 최종 취소됐고, 이후 서울시도 ‘하조대 희망들’ 사업을 포기한 듯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면서 결국 ‘하조대 희망들’ 사업은 향후 추진이 어렵게 됐다. ‘하조대 희망들’ 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공약사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조대 희망들’ 사업의 향후 추진이 불투명해졌지만 최종 건축허가가 취소되기까지 양양군도 내상을 입었다. 주민들로부터 행정불신을 받았기 때문이다.

남성일 팀장은 “장애인단체에서 계속 요구를 했다면 건립이 추진될 수도 있었겠지만 완전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주민들과의 합의는 어려웠을 것이고, 무엇보다 서울시에서 예산을 세우지 못한 이유도 하조대 희망들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면서 “추진과정에서 양양군도 잘못된 인허가를 내줬다고 주민들로부터 행정에 대한 불신을 많이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남 팀장은 “지역주민들의 입장은 결국 하조대가 관광지이고, 하조대 희망들이 숙박시설이다 보니 영업에 손실이 갈 것을 우려해 생존권 차원에서 반대를 한 것이고, 또 하나는 하조대 희망들 예정지가 백사장 바로 인근으로 파도가 치면 도로까지 올라오는데 중증장애인들에게도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조대 주 수입원이 민박이나 숙박인데 휠체어 타고 돌아다니면 관광지이고 차도 다니는데 관광지 이미지 타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끝으로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충남 장애인가족 힐링센터’를 향한 조언도 했다.

남 팀장은 “처음에 접근을 잘해야 한다. 서울시에서도 크게 반발이 있을 줄 몰랐던 것 같다. 서울시에서 처음부터 접근을 잘못했고, 첫 단추를 잘못 꿰다보니 나중에는 감정싸움으로 번진 것”이라면서 “모든 시설을 지을 때는 어차피 나중에 다 알게 되는 만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 접근을 잘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무엇보다 주민설득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삐걱거리면 감정적 대립이 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끝내 듣지 못한 서울시 입장… 박원순 시장 사망으로 사실상 중단

한편, 본지와 태안군장애인복지관이 연합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획취재팀은 하조대 희망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했지만 서울시의 입장을 듣는데는 실패했다.

특히, 기획취재팀은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팀에 서면인터뷰 자료까지 보내 하조대 희망들 사업에 대한 서울시의 추진의지를 들어보려 했지만 3일 이내에 답변을 주겠다고 한 서울시가 이 또한 난색을 표하면서 인터뷰에 대한 답변을 노코멘트하며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면서 서울시의 입장을 듣기에는 더욱 요원해졌다.

당시 기획취재팀은 서울시에 ▲장애인 연수시설인 하조대 희망들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목적 ▲계획 당시 서울시 직영 또는 위탁 등의 운영방식 ▲하조대 희망들이 건립되는 양양군 또는 양양지역주민들과의 상생방안 ▲양양지역 주민들이 하조대 희망들 사업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이유와 주민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 ▲현 시점에서 하조대 희망들 사업의 가장 큰 걸림 요인 ▲향후 추진계획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결국 서울시로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하조대 희망들’은?

박원순 시장의 공약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2009년 6월 30일 하조대집단시설지구 내에 장애인재활 연수시설을 짓겠다며 ‘하조대 희망들’ 건립계획을 수립하고 시의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9월 29일 12억4,800만원에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2010년 6월 15일 양양군에 건축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8월 31일 주민설명회를 갖고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하지만 양양군은 주민설명회에서 서울시로부터 건축물사용계획서를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해당 장애인 수련시설은 당초의 장애인숙박시설이 아닌 장애인해양재활센터로 판단됐다며 2011년 8월 23일 건축협의 취소 및 착공연기신청 불가를 통보했다. 이에 서울시가 소송을 제기해 지난 2012년 1·2심에 이어 2014년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두 승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당초 44억원이던 사업비를 145억3800만원으로 증액한 뒤, 2014년 11월 국비 신청에 나서면서 본격 추진에 들어갔으나, 하조대 주민들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건립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지속적인 반대활동을 펼쳤다. 이어 서울시는 2016년 국비 확보 후 현 부지인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596-1번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재활치료, 여가문화지원, 무료해변캠프, 세미나 등을 운영하는 하조대 희망들 건립사업에 나섰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예산확보에 실패하면서 착공이 지연, 결국 지난해 11월 양양군이 최종 건축허가를 취소하며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 이 기획기사는 2020년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으로 시행한 것입니다.

김동이 기자 east334@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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