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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빠래고동의 맛이 그립다

기사승인 2020.06.04  14: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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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 최경자의 가로림만을 걷다 20

   
 

긴 가뭄으로 바다와 들판은 심한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메마른 들판을 촉촉이 적혀 줄 단비가 지난 이틀 동안 우리를 찾아 왔다.

단비가 지나간 바다는 흙탕물이 내려와 탁한 색으로 변해있고 논두렁에는 이제 막 자라나는 풀과 나무들이 단비를 먹고 생기가 오른다. 긴 갈증을 참고 있었던 마른 논에도 역시 반가운 단비로 메마른 땅이 촉촉해진다. 이런 고마운 단비는 해변 청소까지 말끔히 해놓고 자연으로 돌아갔다.

단비가 지나간 선착장에는 바다가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는 닻에 매여있는 배들과 갈매기 한 마리가 나루터를 지키고 있다.

"어릴 적 먹던 맛이 그리워서 친구들과 청산리로 놀러 왔어요.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이맘때 빠래고둥(갯고둥)을 잡아서 삶아 먹었던 그 맛은…. 이 나이가 되어도 잊을 수가 없네요." 외지에서 온 방문객들은 각자만의 행복한 옛 추억에 빠져 열심히 돌 틈 사이 숨어있는 살이 통통 오른 빠래고둥(갯고둥)을 주워 담으며 콧노래를 부른다.

   
 

오늘 저녁에 삶은 빠래고둥(갯고둥)을 빼 먹으며 친구들과 옛이야기를 꽃을 피울 그들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옛 맛과 추억을 찾아온 그들에게 가로림만은 고향의 큰집 마당과 같다. 바구니에 가득 고둥을 담고, 얼굴에 환한 행복의 꽃을 피우고 해변을 떠나는 뒷모습은 쌓인 스트레스를 몽땅 내려놓고 행복한 내일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떠나고 텅 빈 해변을 천천히 걷는다.

태안신문사 taea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태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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